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박수칠 때 떠나라!

장강의 뒷 물결은 앞 물결을 재촉하고, 세상의 새사람은 옛사람을 쫓는다.

<석시현문>

당나라 시인 이상은의 시에 “오동나무 꽃 가득한 산길에, 어린 봉황이 늙은 봉황보다 더 청아한 소리를 내는구나.” 라는 유명한 구절이 있다. 아름다운 자연을 노래한 이 시에는 세대교체가 이루어지는 세상의 이치도 담겨있다. 한때 온산을 울리며 노래했던 봉황도 세월의 흐름은 어쩔 수 없다. 나이가 들면 더 청아한 소리를 내는 어린 봉황에게 자리를 물려주어야 한다. 제아무리 뛰어난 존재라 해도 언젠가는 더 뛰어난 후배가 등장하게 마련이다.

자연은 끊임없이 변화하며 세대교체를 하고 사람 사는 세상도 마찬가지다. 자연은 이 변화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순응하기에 조화롭고 아름답게 흘러간다. 하지만 사람들 세상은 그렇지 않아서 항상 분란이 일어난다. 만약 물러날 때가 되었는데도 끝까지 자리를 지키려곡 버틴다면, 마치 앞 물결이 도도하겍 밀려오는 뒷 물결에 쫓기듯이 강제로 밀려나야 한다. 훌륭한 후배를 키워 그에게 자리를 물려주고 떠나는 뒷모습은 아름답다. 모두의 축하를 받으며 떠나는 그에게는 또 다른 새로운 길이 열린다.

자연의 이치이자 자연스러운 과정을 이야기한 내가 좋아하는 시가 있다.

 낙화
    
	            이형기   

가야 할 때가 언제인가를   
분명히 알고 가는 이의   
뒷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가.   

봄 한철   
격정을 인내한   
나의 사람은 지고 있다.   

분분한 낙화   
결별이 이룩하는 축복에 싸여   
지금은 가야 할 때   

무성한 녹음과 그리고   
머지않아 열매 맺는   
가을을 향하여   
나의 청춘은 꽃답게 죽는다.   

헤어지자   
섬세한 손길을 흔들며   
하롱하롱 꽃잎이 지는 어느 날   

나의 사랑, 나의 결별   
샘터에 물 고이듯 성숙하는   
내 영혼의 슬픈 눈.   

꽃은 가장 아름다울 때 떨어진다. 하지만 아쉬워 말자. 꽃이 떨어진후 잎이 나고 그 자리에 열매가 맺힌다. 낙화야 말로 또 다른 시작이다.

마무리를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어서..
그냥 요즘 핫한 아픈 상처에 소금 뿌림 당했던 낭만 어부님의 ‘낙화’ 한구절로 마무리 하겠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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